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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그리고 잔소리

안산 임시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ㅠㅠ

무슨 낯짝으로 살아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우리 학생들 외롭지 않게 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오전 안산 임시분향소에 다녀왔습니다.
멀리 진도까지는 못 가지만 안산은 옆동네니까... 하고
쉽게 생각하고 갔는데


막상 분향소 안으로 들어가니
아이들 사진이 하나하나 보이는데
교복입은 모습이 다 내가 아는 아이들같고
사진 속 아이들은 그냥 사망-실종자 몇백 명 중 하나가 아니라
한 생명 한 생명이 다 귀하고 아름다운 건데
저렇게 다 예쁜 모습을 하고 이제는 ... 울컥하는 마음이 들어
도저히 그 얼굴들을 다 쳐다볼 수가 없었습니다...
(80명 구조했으면 많이 한 거 아니냐고 큰 소리 친 그 XX놈을 끌고 이 곳에 와서 사죄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가슴아픈 것은
분향소에 설치된 영정사진 놓을 수 있는 곳이 몇 단으로 되어 있는데
아직 두 줄도 다 채워지지 않았는데
앞으로 저 곳이 하나씩 채워지는 것인가 하고 생각하니... ㅠㅠ


그 와중에 교복 입은 학생들이 (중간고사 기간이라..) 건물에서 나오는데
카메라 좀 싹 치우면 좋겠다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분향소에 들어가니 양쪽으로 기자들이 쫙 깔려 있고
꽃을 두고 기도하는 모습들을 찰칵찰칵 시끄럽게 찍어대는데
한두 명도 아니고 ....
특히 어떤 여학생 둘이 눈물을 닦으며 나오는데
기자들 여러명이 카메라를 들고 우다다다 뛰어가더니
그 학생들 정면으로 가서 마구 셔터를 눌러대더군요
밖에서는 교복 입은 학생들을 붙잡고 인터뷰를 하려는 건지 말을 건네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그분들도 직업이니 어쩔 수 없는 거 아는데.... 에혀...


저는 고잔역에서 시내버스 타고 가려고 했는데
고잔역 1번출구 앞에 있는 버스정류장에 가보니 셔틀버스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찾아갈 때는 쉽게 갔습니다.


올 때는 셔틀버스를 어디서 타는지 몰라서 그냥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한대역으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 안에서 할머니 두 분이 (아는 사이는 아닌 것 같았는데)
분향소 앞을 지나는 버스다보니 창 밖으로 임시분향소 모습이 보이잖아요 
그래서 두 분이 갑자기 대화를 시작하십니다..
한 분은 본인 동네에도 세 명이 (수학여행을) 갔다고 한숨을 쉬시고
또 한 분은 대학생처럼 보이는 남학생 둘을 보면서
젊은 아이들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그러십니다....


사진을 찍기도 미안하고해서
길 건너 버스정류장에서 건물 밖 사진만 하나 찍었습니다.
혹시나 안산 임시분향소에 가실 분들 있을까봐 정류장에 붙어 있는 셔틀버스 노선을 같이 올려봅니다... (주차는 어려워 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