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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그리고 잔소리

'저항이론(Resistance Theory)'







교육사회학의 갈등론 중 하나 '저항이론(Resistance Theory)'


영국의 탄광촌, 한때는 영국의 산업화에 기여했던 곳이었겠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몰락한 지역...

이곳 학교는 진학률도 떨어지고 아이들도 반학교적인 언행을 서슴지 않는 문제아, 반항아처럼 보였다


그런데 윌리스라는 학자는 이를 다르게 해석했다...

이곳 아이들은 기존 질서에서 낙오된 문제아들이 아니라

스스로 기존 질서에서 모순을 발견하고 이에 '저항'하는 아이들이었다는 것...

다시 말해 학교라는 곳은 

사회 구조(계급)를 재생산해내는데 일조하고 있으며 

(학교를 상류계층에 유리한 이데올로기를 주입하고 하위계층이 상류계층으로 진입이 불가능하게 고착화하는 곳이라고 생각함)

우리가 문제아라고 보는 학생들은 이러한 학교에 능동적인 저항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 최근에 읽은 <18세상>이라는 책에서도 이러한 맥락으로 청소년문화를 읽어내고 있었다...)


나도 대학 다닐 때 학교에서 이 내용으로 세미나를 하면서

나름 희망을 발견했다고 생각했었다. 

자기들만의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낼 줄 아는 에너지가 있는 아이들이라는 것... 그래서 이미 만들어진 권력 관계에 불복종하는 멋진 아이들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윌리스는 이러한 저항 문화를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한 가지 한계를 깨닫게 된다.

이 마을의 청소년들이 제배 이데올로기에 능동적으로 저항을 하긴 하는데

(모범생들을 수동적이고 여성적인 아이로 생각하고 업신여김)

그것이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구분으로 이어진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정신노동'이 '육체노동'보다 더 우월한 것으로 생각해서 급여나 근무환경 등등의 차이로부터 해서 그것이 사회구조에까지 연결되는데


이 아이들은 이것에까지 저항을 해서 스스로 '육체노동'은 남성적이어서 우월하고 멋진 직업, 그리고 여성적인 '정신노동'은 열등하고 천한 것으로 생각...

스스로 아버지처럼 육체노동을 하는 노동자계급이 되기를 희망하고 

그렇게 적극적으로 저항한 결과로 사회구조를 고착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물론 육체 노동이 천하고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아무리 청소년들이 계급 재생산이 이루어지는 학교 문화에 저항하고 발버둥쳐도

결과적으로는 그 계급이 그대로 재생산되어버리는 현실... 

분명 스스로 저항하고 문화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는 것 같은, 되풀이되는 계급 구조...


그런데 만약 이 학생들이 다 같이 세상을 바꾸려고 힘을 모은다면?

(물론 일부 정신 나간 학생들이 '미개한 국민'을 운운하며 재수의 스트레스를 풀고 있긴 하지만)

네 편 내 편 가르지 않고 다같이 살기 위해 하나로 움직인다면?

싸워야 할 적을 또래 집단 내부의 다른 계급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있어라 그래야 착한 학생이지?'라고 회유하는 나쁜 어른들을 향한 것이라면?


그래서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스스로 교복을 입은 모습으로 모여서 촛불을 밝히며 자유 발언을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기존 질서에 저항하여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그  시작이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