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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그리고 잔소리

민간인 -김종삼

민간인 -김종삼

1947년 봄
심야(深夜)
황해도 해주의 바다

이남과 이북의 경계선 용당포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한 영아를 삼킨 곳
스무 몇 해나 지나서도 누구나 그 수심(水深)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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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분량의 이 시는 여백의 시로 유명한 김종삼의 작품입니다.
그런데 내용도 뭔지 잘 감이 안 오고 제목도 '민간인'이라는 게 어울리지도 않는 것 같고 좀 이상하지요?

정확한 시간 -1947년, 그리고 정확한 지명 -황해도 해주
그리고 그 지명을 설명하는 말 -이남과 이북의 경계선 용당포

이 깜깜한 밤에 왜 사공은 배를 띄웠을까요? 그리고 '조심조심' 노를 저어야만 했을까요? 
1945년, 우리 나라는 감격의 해방을 맞이하지만 바로 38선을 기준으로 소련과 미국이 땅을 갈라놓고 신탁통치를 하게 되고 우리는 이데올로기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게 됩니다.
느닷없이 갈린 땅에서 탈출을 감행하는 자들
아무도 없는 깜깜한 밤에 조심조심 들키지 않고 노를 저어야 했던 그들...
그들은 누구입니까? 그렇습니다. 바로 '민간인'입니다.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도망가던 중에 갑자기 갓난아기(영아)가 울음을 터뜨리게 됩니다. 자, 어른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짧은 시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빈 공간을 보면 이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은 결국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숨어 있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이데올로기의 갈등 속에서 민간인들은 무슨 잘못을 저질렀습니까?
이 민간인들이 이데올로기를 조장한 사람들입니까? 강요한 사람들입니까?
무슨 큰 잘못을 했습니까?
그러나 이 갈등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민간인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게 됩니다.
그 영아를 바다에 집어던진 어른들의 마음은 또 어떻겠습니까?
스무 몇 해나 지나도 그 슬픔과 죄책감의 무게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으로 신이 나서 떠벌이는
그러면서 '평화'를 나불거리는 저 자들의 마음에
스무 몇 해가 지나도록 그 수심을 알 수 없는 정도의 깊은 슬픔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마음이 과연 있는 건가요??
그러고도 하나님의 이름을 들먹거리는 자들의 면상을 한 대 후려치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그리고 북한선제공격어쩌고.... 아유 확 그냥......
북한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적그리스도인들이고 태어날 때부터 악한 수업을 받고 자랐으며 그들은 다 죽어도 좋은 사람들인가요?????
어쩌면 이렇게 잔인한 사람들이 가까이 살고 있는 건가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극우주의자들..... 
당신들이 입만 나불거리고 살아서 다행입니다.... 
실천은 제발 하지 말아 주세요..... 무섭습니다....
하나님 이름은 그만 놔두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