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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삶

이동봉사(9월 14일) 시보호소->위탁처


오늘 갑자기 연락을 받고 유기견 이동봉사를 또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처음으로 시보호소에 가보았습니다. 시보호소란 동물병원에 있는 케이지더군요
내부에 들어가보지는 못했고 밖에서만 봤습니다.


오늘 처음 만나 위탁처로 이동하게 된 아가는 6년 정도 된 시츄 남아입니다.

 

<가만히 보면 왼쪽(우리가 보기에는 오른쪽) 눈이 반대쪽 눈보다 검은자위가 작습니다. 탈색이 된 거라던데요 그래서 입양이 안 된 걸까요?>


보통 시보호소에 열흘정도 지내다가 날짜가 지나면 안락사....
우리 동네는 유사주 카페의 활동으로 4일을 더 지낼 수 있습니다.
그사이에도 임보(임시호보)나 입양이 안 되면 안락사입니다. ㅠㅠ
그러나 안락사를 막기 위해 유사주에서는 하루에 5000원씩 하는 호텔링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안락사를 막고 있습니다. (전액 후원금으로.... ㅠㅠ)


이 아이는 그렇게 한 달을 시보호소에 있는 좁은 케이지 안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사료와 물은 먹을 수 있지만 그렇게 케이지 안에 갇혀 생활해야 했죠.



그런데 어떤 회원분의 후원으로 위탁처에 가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제가 급히 출동하게 된거죠!! ㅋ~ 한 달동안이나 케이지에 갇혀 지냈으니 하루라도 빨리 옮겨지는게 좋겠죠~~~



시보호소에서 아가를 데리고 나오는 일은 또 처음이었기 때문에
저는 아무 준비도 하지 않고 그냥 갔습니다. ㅠㅠ
케이지나 목줄을 가져 갔어야 했는데.... 그만.... ㅠㅠ
그래서 그냥 안고 나왔습니다. 생각보다 유순했고요
그런데 처음 제가 안으려 했을 때는 좀 발버둥을 치더군요
뼈가 만져질 정도로 앙상했습니다.

게다가 한달이나 갇혀 지냈고 그 전에는 유기된 상태였으니 목욕이나 했겠습니까? 냄새가 많이 나더군요....


그런데!!!
발버둥치는 녀석을 차에 태우는 순~~~간~~~
완전히 우아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게 아니겠습니까?
기사를 대동하고 자가용을 타고 다니던 귀하신 몸이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더울 것 같아서 시원하게 에어컨도 틀어주고
신호에 정지할 때마다 머리를 만져주며 '예쁘다, 착하다'를 해줬더니
금방 저를 의지하는 느낌이.....

저를 보고 막 웃고 있는 것 같지요? ㅇㅎㅎㅎㅎ



가끔 창밖도 구경해주시고..... ㅋㅋㅋㅋ




유기견 중 많은 아이들은 남자를 무서워합니다.
무서워해서 짖는 것인데
남자들은 자기를 위협한다고 느끼는지 개들에게 더 함부로 대하죠...
남자들이 개를 위협하는 행동을 하는 건 솔직히 말해서 자기가 개를 무서워해서 아닙니까? ㅉㅉㅉ
조금만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면 강아지들은 사람을 금방 좋아하게 되어 있습니다.
도대체 왜 남자들은 그러는 겁니까!!!!!!!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위탁처 주인장님(닉네임:사랑이아빠)은 남자분이거든요.. 저보다 나이도 더 있으시고요...
애견미용샵을 운영하시면서 작은 사설위탁처를 함께 운영하고 계십니다.
이분은 강아지뿐만 아니라 동네 길고양이, 비둘기들까지도 모두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주시는 분입니다.

제가 이 시츄아가를 데리고 갔더니 샵 밖에까지 나와서 기다리고 계시더라고요

그런데 차가 멈추고 사랑이아빠님이 차문을 열어 시츄아가를 데리고 가려고 했더니
역시 이 시츄 아가가 겁을 먹고 저에게로 뛰어 올라 뒤로 숨어버리는 겁니다.
이분은 강쥐를 무척 사랑하시는 분인데....
그런데 또 이런 일 여러번 겪는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를 뒤로 달라고 하시는 겁니다. 뒤로 달라는 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아이를 안아서 줄 때 머리쪽으로 주는게 아니라 머리를 돌려서 엉덩이쪽을 상대방을 향하게 하고 달라는 뜻이었습니다.
혹시 물릴까봐 그런 것일까요?

....사랑이아빠님이 시츄 아가를 안으니 금방 제압이 되더군요...
다음 의왕 봉사를 갈 때 꼭 참여하려고 합니다. 이 녀석이 목욕하고 미용까지 하게 되면 엄청난 미모를 뽐내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때되면 앙상한 뼈는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해라 아가야~~~ 다음에 꼭 다시 보자~~~